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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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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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발행한 『초동회 소식지』 이후, 한국의 퀴어(비연속/연속)간행물의 문장을 수집하고 연결하는 공간입니다. 발견한 문장을 보내주세요.

사실 니아까는 아리까리한 잡지이다. 마치 이것저것 쑤셔넣어 묶어파는 것 인양. 하지만 나, 편집장의 입장에서는 잡동사니 잡지로 불리워지길 내심 바라고 있다. 레즈비언이라는 이유만으로 학술적이어야 하며 투쟁적이어야 한다는 건 좀 웃기는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레즈비언도 오락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술 마시고 춤추는 문화도 문화지만 읽을거리를 보며 낄낄대고 웃을 수 있는 그런 문화. 그 문화의 선봉자 니아까!
—『니아까』 1998년 3월호, 1998

“야. 우리 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를 인간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내기하자”
얼마나 할 일이 없으면 한사람의 신체적인 성을 맞추는 게임을 하고 지랄일까? 그 시간 있으면 집에 가서 발닦고 밥이나 한그릇 더 먹지. 또또 더 기가 막힌 것은. 물론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한 인간이 남자인지 여자인지를 나름대로 밝히려고 할 때 주르륵 훑터보는 것은 그 사람의 가슴부분. 그래. 난 가슴 튀어나왔다. 그래서 여자다. 내가 여자라는 것이 밝혀져서 니 생활에 안정감이 오니?
—『니아까』 3호, 1997

만약 니아까가 추구하는 그 다양함이 인정되는 사회가 온다면 홀딱 벗고 다녀도 상관없을 게다. 왜? 홀딱벗고다녀도 끌고가서 강간하는 사람도 없을꺼고 자유로울 수 있으니까. 다만 우려되는 것은 각종 이물질에 의해..발이 찢긴다거나 하는 상처를 더 많이 얻겠지? 본래 옷이란. 덜 상처나기위해 덜 춥기위해 만들어졌으니까.
—『니아까』 3호, 1997

—“혹시 남자 분이세요? 여자분이세요?”
—어떻게 보이는데요?”
—혹자는 말한다. “남자 같은데요”
—또 혹자는 말한다. “그래도 여자분이시겠죠?”
—“알아서 생각하세요. 제가 남자로 보이든 여자로 보이든 상관없어요”
—????
—“제가 여자인가 또는 남자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저의 특성이 더 중요한 거니까요.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여자라면 달라지는 것이 있나요? 혹은 여자라고 생각했는데 남자였으면 뭐가 달라지는데요?”
—『니아까』 3호, 「보이쉬걸의 사례로 풀어보는 수난들」, 1997

독립잡지는 그야말로 독립잡지다. 레즈비언사회에서, 레즈비언잡지로서 광고수익을 낸다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광고수익 없이 판매금으로 니아까를 만드는데 절대적으로 적자다. 만약 레즈비언독립잡지 니아까가 이 사회에서 살아있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한권씩들 사서 보시길. 하핫. 쑥스러버.
—『니아까』 8호, 「편집장의 수다」 1997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나의 생물학적인 성이 뭔지 궁금해하는 남정네들을 생각하면서… 내가 남잔줄 알았는데 여자였으면 성폭행을 할 수도 있었는데…하고 머릴 칠치도 모른다는 것… 으으으…난 나다. 내가 여자이고 남자이건 그건 나를 규정하지 못한다. 차이를 빌미로 차별하는 것은 나쁜 것이다.
—『니아까』 3호, 「보이쉬걸의 사례로 풀어보는 수난들」, 1997

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모르게끔 나를 만들어 가고 싶다. 파하하하하하. 그냥 재미로 그러는것이 아니라…솔직히..이 사회에서 굳이 여성이냐 남성이냐를 따질 필요가 없는 것 같아서이다. 애를 낳는 거는 다르겠지만..내가 애를 낳을 것도 아니구…파하하하하…글구..여성이나 남성이나 모두 여성성과 남성성을 다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닌가..그런 와중에 내가 굳이 여성으로 또는 남성처럼 보일 필요는 없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리다. 그래 서리…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게 하구 댕기는 것이다.
—『니아까』 3호, 「내가 여자인지 남자인지 알아서 뭐해???」, 1997

한국 최초의 여성동성애자 모임인 끼리끼리에서 그 단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은… 물론 토론회에서 내려진 결과물이지만… 상당한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말도 있었다. 물론 좋을 뜻을 많이 담아 건전한 레즈비언 문화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부치와 팸이라는 단어는 이성애와 마찬가지로 이분법적인 사고를 하게 하므로 서서히 사라져야 한다는 것이 이 토론회의 결론이자 핵심이었다.
—『니아까』 3호, 「[또라이] 지지고 볶고 비비기」, 1997

참 어려운 시기입니다. 이런 말은 정말 하기 싫었지만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말을 하게 되었습니다. 니아까 재정이 상당히 기울었습니다. 계속되는 적자와 함께 7-8월호 발행과 공개토론회 준비로 인해 초죽음 직전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판매처에서 한권씩 구입하시는 방법도 있고 정기구독하시는 방법도 있습니다. 독립잡지는 여러분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면 생존 방법이 없습니다.
—『니아까』 8호, 「알립니다」, 1997

게이들에게는 사우나탕도 있고 극장도 있다. 게이바는 레즈비언바의 수배이다. 게이 커플은 최상의 커플이라한다. 이 사회는 남자들이 훨 돈을 많이 버는 사회이고 애도 없는 게이 커플은 그 많은 현금 빵빵한 커플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전세계적으로 보아도 게이들을 타켓으로 내놓은 상품들이 참 많다. 그들을 위한 마케팅도 있다. 그러나 돈 못버는 여자 둘이서 있는 레즈비언 커플은 최악의 커플이라 한다. 하핫. 물론 난 여기에 안티를 건다. 사실 남자 혼자 벌고 애 낳고 여자는 집안일만 하는 이성애 커플보다는 레즈비언 커플이 훨 낫다고. 이것은 비단 돈 문제 뿐만이 아니다.
—『니아까』 8호, 「레즈비언은 부르조아만 있는가?」, 1997

남성을 사랑하는 남성들이 여장한 남성을 보고 환호성을 지른다. 이것은 상식적으로 보면 아이러니한 문제다.(...) 레즈비언들에게 드랙쇼가 그다기 발달하지 않은 것은 (어딘가 발달해있을지도 모르지만…-_-) 딱딱한 남성의 모습으로는 재미없을게 뻔하기 떄문아닐까… 어찌됐건 우리가 사는 지구에서는 성역할을 규정짓도록 강요하니까. 드랙쇼는 재미있다. 사회가 만들어놓은 성역할에서 벗어나 그 반대의 것을 취하고 메롱~ 이럴수도 있지비...라고 뛰노는거 같아서. 나? 나는 평소에 드랙쇼를 하고 댕긴다. 일부러 그러는 건 아니지만 여튼 날 남자로 오인하곤하니…드랙쇼의 일상화 아니겄수?
—『니아까』 11호, 「드랙에 대해. —버디에 실렸떤 드랙에 관한 이야기」, 1998

니아까』에서는 왕따레즈웹진 니아까를 선포하며. 니아까는 가짜잡지요, 왕따잡지다. 그래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왕따레즈를 대변하기로 맘먹었다. 될대로 되라다 쓰블. 그러나 이것만은 잊지 않을 생각이다. 게릴라정신. 힙합정신. 니아까가 소수얼라들의 게토가 되길 빌면셔!
—『니아까』 10호, 발행 연도 미상